한글 맞춤법 제1항 - 소리대로

어문규범/한글 맞춤법|2019. 2. 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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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맞춤법 제1항에 대한 사전 지식은 다음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리대로 적는다.

훈민정음에서 이어져 온 한글은 표음문자로, 하나의 문자가 특정한 의미를 내포하지 않고 단지 하나 이상의 음성(소릿값)과 대응되는 문자를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한글의 경우 어두를 기본형으로 하였을 때 /k/의 음가를 가지고 ㄱ이 처하는 음운적 환경에 따라 몇개의 변이음으로 실현되는데 울림소리와 울림소리 사이에 /ɡ/,무성 자음 앞이나 어말에 /k̚/으로 실현됩니다. 가격, 간격, 감각, 격차 등은 ㄱ의 기본 음가와 모든 변이음의 음가가  모두 실현되는 단어들입니다.

표음문자는 다시 음절문자와 음소문자로 나뉘게 되는데 음절문자는 각 음절이 하나의 문자와 대응되는 문자체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글자가 자음+모음의 음가를 가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일본의 가나문자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음절문자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음소문자가 있는데 이 음소문자는 하나의 문자가 각각 하나의 자음이나 모음을 나타내는 문자를 일컫습니다. 우리말의 경우, 최소한 하나 이상의 모음으로 음절을 이루며(예 - ㅏ) 기본형으로 자음과 모음이 모여(예 -가) 하나의 음절을 이루는 음소문자입니다.

참고로 한글은 자질문자라고도 합니다. 자질문자란, 음소들이 가지는 공통되거나 차이나는 각각의 변별 요소들을 변별자질이라고 하는데, 이 변별 자질들이 문자의 외양에 체계적으로 도입되어 있는 문자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훈민정음에서부터 내려온 소리대로 적는다는 대원칙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구름     나무     하늘     놀다     달리다

위 단어들은 표기법과 발음법이 일치합니다. 그러나 모든 단어가 이렇게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꽃을 예로 들어 봅시다.

(1) [꼬ㅊ] - (꽃이)[꼬치] (꽃을)[꼬츨] (꽃에)[꼬체]

(2) [] - (꽃나무)[꼰나무] (꽃놀이)[꼰노리] (꽃망울)[꼰망울]

(3) [] - (꽃과)[꼳꽈] (꽃다발)[꼳따발] (꽃밭)[꼳빧] + (꽃 안)[꼬단]

이 꽃이라는 단어는 해당 단어가 어법상 처하는 환경에 따라 발음 형태가 여러 형태로 분화합니다.

우리가 맞춤법과 표준발음법 그 자체들과 둘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형태소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형태소에 대한 기본 내용은 추후 다룰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1) (받침 있는)실질형태소 +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

첫번째 예는 꽃이라는 단어의 각 음소가 온전히 살아나는 형태입니다. ㄲ, ㅗ, ㅊ 각 자모음이 변하지 않고 발음되는 경우입니다. 위의 첫번째 예는 꽃이라는 실질형태소와 발음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문법형태소들이 결합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표기법상 종성이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옮겨가 발음이 되는데 이것을 연음법칙이라 합니다. 이러한 발음상의 법칙이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늕 연철 표기라 하여 표기에도 적용되었습니다.

두번째 예를 설명하기에 앞서 세번째 예를 설명하고자 하는데 세번째를 이해해야 두번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앞 음절의 받침(종성) +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절

 + 앞 음절의 받침(종성) +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

음절 끝소리 규칙 = 평폐쇄음화(= 평파열음화)

세번째는 받침과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절 또는 받침과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의 결합의 예입니다.

꽃은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어 ㅊ이 ㄷ으로 발음이 바뀌게 되는데요. 이 이유를 알려면 음성학과 음운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ㅊ의 경우, 경구개 파찰음으로 음의 특성상 음절 종성에서 발음되지 못합니다.


ㅊ은 파찰음의 일종으로 이 파찰음과 함께 마찰음, 경음, 유기음 등은 어말이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절의 앞 음절 종성에서 발음하지 못하는데 이유는 해당 발음(음절 종성)의 기류 개방 불가에 있습니다.

해당 조건(어말이나 자음 앞) 음절의 종성부분은 기류의 개방과정이 생략됩니다. ㅊ이 속한 파찰음의 경우, 파열음처럼 조음기관에서 폐쇄를 하는데, 음을 만드는 다음 과정에서 마찰음처럼 공기를 살살 내보내게 됩니다. 이 기류의 개방과정이 해당 조건의 음절 종성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음이 다른 것으로 대체되어야 하는데 그럼 사람의 구강구조상 조음 위치가 유사하고 조음기관을 폐쇄하여 기류의 흐름을 확보하지 않아도 소리를 내는 것이 가능한 발음으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중등교육과정 수준에서 우리는 ㅊ을 조음위치상 경구개음, 조음방법상 파찰음으로 배웁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보다 깊이 들어가게 되면 ㅊ은 음성학적으로 어두에 사용되는 기본음이 치경 경구개 파찰음으로 IPA 기호로는 /t͡ɕʰ/입니다.

그리고 ㄷ은 중등교육 수준에서 조음위치상 치조음, 조음방법상 파열음으로 배웁니다. 그런데 이 파열음은 기본적으로 어두에서 발음할 경우 조음기관을 폐쇄하여 기류의 흐름을 막았다가 터트리면서 내는 발음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말이나 자음 앞의 음절 종성에서 발음하게 되는 경우, 이 터트리는 과정이 생략되어 소리의 진행이 멈춘 채로 발음됩니다.

중등교육 수준에서 ㄷ을 그냥 파열음이라고만 배웁니다만 고등교육 수준에서는 이 ㄷ의 발음을 ㄷ이 처한 음성학적 환경에 따라 세분화히여 배우게 되는데요. 어두의 ㄷ은 무성 치경 파열음, 어중(특정 조건에서)의 ㄷ은 유성 치경 파열음, 어말에서는 치경 불파음으로 소리가 납니다. 즉, 음절의 종성부분에서 (어말 부분의 음절로 다른 음운학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거나 뒤에 자음을 초성으로 시작하는 음절이 뒤에 연결되는 음운학적 환경이 조성되는 경우) 파열되지 않는 불파음으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ㅊ이 치경 경구개음으로 조음 위치가 잇몸에서 시작되기에, 조음 위치가 유사한 불파음을 가진 ㄷ으로 대치하여 발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꽃이 [꼳]으로 발음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대치된 ㄷ은 조음방법으로 미루어 보아 폐쇄음입니다. 학교문법에서는 파열음이라 가르치고 학계에서는 파열음과 폐쇄음을 동의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ㄷ이 처한 음성학적, 음운학적 환경에 따라 조음방법상 다양한 음으로 세분화하여 발음됩니다. 예를 들어 어두의 ㄷ은 공기의 흐름을 막았다가 터트리듯 발음하므로 파열음이 적확한 표현일 것이고, 어말이나 자음 앞 종성의 ㄷ은 공기의 흐름을 터트리지 않고 막으므로 폐쇄음이라 일걸어 주는 것이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ㄷ은 예사소리 즉 평음이으로 이 음운변동을 평파열음화, 평폐쇄음화라고 말합니다.  


꽃과는 꽃이라는 단음절 실질형태소에 과라고 하는 형식형태소 조사가 붙은 것으로 과가 자음 ㄱ으로 시작하는 음절이므로 꽃에서 ㅊ이 대표음 ㄷ으로 대체되어 [꼳]으로 발음합니다.

꽃다발과 꽃밭도 꽃이라는 단음절 실질형태소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가 붙은 것으로 앞단락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꼳]으로 발음됩니다.

국립국어원의 한글 맞춤법 제1항 설명에는 꽃밭까지만 예시가 들어져 있지만 음절 끝소리 규칙을 설명하기 위해 제가 예를 추가해 놓았는데요. 꽃 안이 그것입니다.

꽃 안이 꽃과, 꽃다발, 꽃밭과 대비되는 점은 꽃 안은 단음절의 실질형태소와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의 결합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따로 설명하는 이유는 가장 먼저 예시를 든 (1)의 단어 구성과 대립되어 발음 형성이 다른 결과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실질형태소 마지막 음절의 종성 +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형태소는 음절 끝소리 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음절 종성이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옮겨가 연음되어 발음되는 반면, 실질형태소 마지막 음절의 종성 +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의 경우, 각 실질형태소의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해 음절 끝소리 규칙을 적용한 후 종성을 다음 음절 초성에 옮겨 발음합니다.

그래서 꽃이는 [꼬치]로 발음되는 반면, 꽃 안은 꽃과 안이라는 두 실질적 의미를 발음 차원에서 확인해주기 위해 [꼳]과 [안]으로 먼저 구별 짓고 그 둘을 붙여 발음할 때 앞 음절 종성 ㄷ을 다음 음절 초성으로 옮겨 [꼬단]으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그럼 낯없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이론적으로 알아봅시다. 먼저 형태소별로 나누어 봅시다. 낯(실질) + 없(모음 시작 실질형태소) + 이(모음 시작 형식형태소) 이렇게 인지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는 발음 단위를 실질 + 실질(+형식)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실질형태소와 실질형태소 사이에는 음절 끝소리 규칙이 우선 적용되므로 앞 실질형태소의 발음을 [낟]으로 확정합니다. 여기서 일단 끊고 다시 뒤 실질형태소와 형식형태소의 결합을 보아야 하는데 없 + 이는 연음 법칙을 적용하되, 표준발음법 제14을 적용하여 [업씨]로 발음합니다. 그리고 이 둘을 같이 발음할 때 연음 현상(연음 법칙이 아니다)이 일어나므로 최종적으로 [나덥씨]로 발음하게 됩니다.

자동적 된소리되기

위 내용이 먼저 적용된 이후에 음운적 환경에 따라 또다른 음운의 변동 법칙이 적용되는데 위 세번째는 음절 끝소리 규칙의 종성 대표음 7개 (ㄱ, ㄴ, ㄷ, ㄹ, ㅁ, ㅂ, ㅇ) 중 음운 변동이 이루어 지는 ㄱ, ㄷ, ㅂ 다음 음절의 첫소리로 ㅎ을 제외한 예사소리 ㄱ, ㄷ, ㅂ, ㅅ ㅈ가 오는 경우, 뒤에 붙는 이 예사소리들이 무조건 된소리로 발음하게 됩니다.

그래서 꽃과는 [꼳꽈]로, 꽃다발은 [꼳따발]로, 꽃밭은 [꼳빧]으로 발음됩니다.

(2) 형태소 + ㅁ, ㄴ으로 시작되는 형태소

자음동화 - 비음화

음절 끝소리 규칙로 인한 음운변동이 적용된 형태소에 ㅁ, ㄴ으로 시작하는 새 형태소가 붙는 경우 비음인 ㅁ과 ㄴ의 영향을 받아 평폐쇄음(파열음) ㅂ, ㄷ, ㄱ이 비음 ㅁ, ㄴ, ㅇ으로 발음되는 현상을 비음화라고 일컫습니다.

꽃나무 : [꼳] + [나무] -> [꼰나무] - 음절 끝소리 규칙 / 비음화

꽃놀이 : [꼳] + [노리] -> [꼰노리] - 음절 끝소리 규칙 / 연음 법칙 / 비음화

꽃망울 : [꼳] + [망울] -> [꼰망울] - 음절 끝소리 규칙 / 비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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