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4절 합성어 및 접두사가 붙은 말 제31항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 소리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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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항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 소리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1. ‘ㅂ’ 소리가 덧나는 것

댑싸리(ㅂ싸리)     멥쌀(메ㅂ쌀)     볍씨(벼ㅂ씨)

입때(이ㅂ때)        입쌀(이ㅂ쌀)     접때(저ㅂ때)

좁쌀(조ㅂ쌀)        햅쌀(해ㅂ쌀)


2. ‘ㅎ’ 소리가 덧나는 것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수캐(수ㅎ개)

수컷(수ㅎ것)                수탉(수ㅎ닭)               안팎(안ㅎ밖)

암캐(암ㅎ개)               암컷(암ㅎ것)               암탉(암ㅎ닭)




제31항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 소리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단어가 형성될 때 ‘ㅂ’이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 나는 대로 적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ㅂ’이나 ‘ㅎ’ 소리가 덧나는 단어들은 과거 중세 국어의 흔적이 남아 있는 단어들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31항은 이들 단어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볍씨'의 경우,  벼와 씨를 결합하여 합성어를 만들어 사용한다면 '벼씨'라 적고, [벼씨]라고 발음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옳은 것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벼씨]가 아니라 [볍씨]라 발음하고 소리 나는 대로 ‘볍씨’로 적습니다. 또한 ‘살’과 ‘고기’가 결합할 때 [살고기]가 아니라 [살코기]가 되는데 이때도 소리 나는 대로 ‘살코기’로 적습니다. 이처럼 특정  합성 명사에 ‘ㅂ’이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 ‘ㅂ’ 소리가 덧나는 것

댑싸리(ㅂ싸리)     멥쌀(메ㅂ쌀)     볍씨(벼ㅂ씨)

입때(이ㅂ때)        입쌀(이ㅂ쌀)     접때(저ㅂ때)

좁쌀(조ㅂ쌀)        햅쌀(해ㅂ쌀)

현재 표준어로 사용되고 있는 위 단어들을 형태소별로 분석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댑싸리 = 대 + 싸리

멥쌀 = 메 + 쌀

볍씨 = 벼 + 씨

입때 = 이 + 때

입쌀 = 이 + 쌀

접때 = 저 + 때

좁쌀 = 조 + 쌀

햅쌀 = 해 + 쌀

위 상자의 내용을 보면 합성 명사를 이룰 때 ㅂ이 덧생기는 이유를 현대 국어 이론을 도구로 설명할 마땅한 방법 없습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 하여 해당 단어의 변화 양상을 들여다 보면 설명할 길이 열리게 됩니다.

댑싸리 = <댑리<대리<구간>←대+리

멥쌀 = <뫼<훈몽>←뫼+

볍씨 = ←벼

입때 = ←이+

입쌀 = <이<니<두시-초>←니-+

접때 = ←저+

좁쌀 = <조<구방>←좋+

햅쌀 = ←+

앞말에 ‘ㅂ’ 소리가 덧나게 하는 ‘싸리, 쌀, 씨, 때’ 등은 위 상자에서 볼 수 있듯이 옛말에서 단어 첫머리에 ‘ㅂ’을 가지고 있었던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현대 국어에서 사용되지 않는 자음을 이른바 어두자음군이라 칭하는데 이 어두자음군에 대한 설명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중세 국어에서 어두 자음군은 ㅂ계(ㅂㄷ, ㅄ, ㅂㅈ, ㅂㅌ)와 ㅄ계(ㅄㄱ, ㅄㄷ), ㅅ계(ㅅㄱ, ㅅㄷ, ㅅㅂ) 자음군 등 세 계열이 존재한다. 현대 국어의 '입쌀, 좁쌀', '입짝, 접짝', '욉씨, 볍씨', '부릅뜨-', '휩쓸-' 등의 'ㅂ'은 역사적으로 중세 국어의 'ㅄ.ㄹ, ㅂ삭, ㅂ시, ㅂ드-, ㅂ슬-' 등의 'ㅂ'가 화석화된 것이다. 'ㅄ'계에서도 'ㅂ'과 같은 현상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 국어의 '입때, 접때'의 'ㅂ'은 중세 국어의 'ㅄ대'의 'ㅂ'이 굳어져서 된 것이다. ㅄ계 어두 자음계인 ㅴ은 16세기부터 ㅅㄱ, ㅂㄱ과 혼용되다가 18세기 초기에 완전히 소실되었다. ㅂ계 어두 자음군도 유형별로 시기적인 차이는 있지만 ㅅ계가 어두 자음군으로 합류되면서 소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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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RL :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v130ha330a6

이들은 후에 단일어에서 모두 ‘ㅂ’이 탈락되 었는데 합성어에서는 ‘ㅂ’이 탈락되지 않고 남게 되었습다. 즉 ‘볍씨’는 현대에 ‘벼+씨’ 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씨’가 ‘ㅂ’을 가지고 있던 시기에 형성된 합성어가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ㅂ] 소리가 덧나는 복합어들은 보편적인 변동 현상이 아니라, 한정적인 변동이므로 소리나는 대로 [ㅂ]을 반영해서 적습니다.

이 경우에 현행 표기에서는 'ㅄ, ㅳ'과 같은 표기법은 인정하지 않으므로, '싸리, 쌀, 씨, 때'와 같은 기본 형태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ㅂ'을 앞 어근의 끝소리에 붙여서 '댑싸리, 멥쌀, 볍씨, 입때' 등으로 적습니다.

참고로 명사 뿐만 아니라 현대 용언에서도 이와 같이 합성어가 될 때 'ㅂ'이 덧생기는 현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릅뜨다 = 부르 + 뜨다

휩쓸다 = 휘 + 쓸다

위의 예시 현대어를 형태소 분석해보면 위와 같이 'ㅂ'이 덧생길 이유가 없지만, 해당 단어들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합성어가 될 때 'ㅂ'이 붙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부릅뜨다 = <브릅드다/브다<브르다<월석>←브르-+-

휩쓸다 = ←휘-+-

참고로 예시로 든 위 두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복합어가 아닌 단일어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예들은 ‘ㅂ’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입니다.

냅뜨다, 칩떠보다, 휩싸다


2. ‘ㅎ’ 소리가 덧나는 것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수캐(수ㅎ개)

수컷(수ㅎ것)                수탉(수ㅎ닭)               안팎(안ㅎ밖)

암캐(암ㅎ개)               암컷(암ㅎ것)               암탉(암ㅎ닭)

 위의 1. ‘ㅂ’ 소리가 덧나는 것 조항이 ㅂ계와 ㅄ계 어두 자음군과 관련된 단어들에 대해 규정한 내용이라면 지금 다룰 2. ‘ㅎ’ 소리가 덧나는 것 조항은 중세 국어의 ㅎ 종성 체언(= ㅎ받침 체언 = ㅎ덧생김 체언)과 관련된 단어들입니다. 참고로 과거에는 이들 단어를 ㅎ곡용어라고 불렀습니다. 해당 조항을 공부하기 전에 ㅎ 종성 체언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봅시다.

ㅎ 종성 체언은 중세 국어에서 ‘ㅎ’을 말음으로 가지는 체언을 일컫는 말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는 ‘ㅎ’이 그대로 유지되고 유기음화할 수 있는 ‘ㄱ’, ‘ㄷ’, ‘ㅂ’ 앞에서는 그것과 결합하여 ‘ㅋ’, ‘ㅌ’, ‘ㅍ’을 만들며, 휴지(休止)나 관형격 표지 ‘ㅅ’, ‘ㆆ’ 앞에서는 탈락되었습니다. ‘갏’, ‘긿’, ‘돓’ 따위로 80여 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어로는하늘[天], 바다[海], 나라[國], 안[內]' 따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다'의 중세 국어 표기는 '바닿<월석>'이었습니다. 명사에 조사 '이'가 붙는 경우 '바닿이'가 되는게 맞겠지만, '바닿'는 'ㅎ 종성체언'이므로 '바다'+'ㅎ'+'이'가 되어 '바다히'라고 썼습니다.

 머리카락 = 어원 : 머리카락<마경>[←머리+카락]/머리락<가언>[←머리+락]

살코기 = 어원 : ←+고기

수캐 = <수가히<동의>←숳+가히

수컷 = ←숳+것

수탉 = <수<구방>←숳+

안팎 = <안<석상>←않+

암캐 = <암카히<월석>←+가히

암컷 = ←+것

암탉 = <암<구방>←+

‘살’, ‘수’ 등은 본래 ‘살ㅎ’, ‘수ㅎ’와 같이 ‘ㅎ’을 지닌 말이었고, 이 ‘ㅎ’이 단일어에서는 탈락하였지만 복합어에서는 일부 남게 된 것입니다. 즉 ‘살코기’는 현대에 ‘살+고기’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살’이 ‘ㅎ’을 가지고 있던 시기에 형성된 합성어가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지요.


이렇게 'ㅎ 종성 체언'이었던 단어들은 'ㅎ'이 첨가되어 발음되는 경우 소리나는 대로 (즉 뒤 단어의 첫소리를 거센소리로) 적어 소리를 표기에 반영합니다..

아래의 예들도 ‘ㅎ’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입니다.

수캉아지, 수탐비, 수펄, 수키와, 암키와, 마파람

다만, ‘수[雄]-’가 붙은 말이 모두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아닙니다.

표준어 규정 제7 항에는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없는 ‘수고양이’ 등은 ‘수코양이’로 적지 않습니다. ‘암[雌]-’이 붙은 말 중에서도 ‘ㅎ’ 소리가 덧나는 ‘암캉아지, 암캐, 암컷’ 등은 소리 나는 대로 적되, ‘암고양이’ 등은 ‘암코양이’로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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