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사정 원칙 제1장 총칙 제2항 외래어는 따로 사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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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항

외래어는 따로 사정한다.


교통과 통신의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재화와 사람 그리고 정보의 이동이 굉장히 빨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문화 역시도 서로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기술과 문화의 교류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많은 사물과 사건, 현상 등을 접하게 되고 이것들을 설명하고 정의할 '이름'들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 공화국, 철학, 기하(학) 등과 같은 근래에 만들어진 추상적 개념어들이 그렇고,  피아노, 디저트, 셔츠, 골프, 콜라  등과 같이 서양에서 들어온 사물들이 그러하며, 5G, 인터넷, 블로그, 유튜브 등과 같이 과학기술 발달의 유산으로 우리 실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들도 그렇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만들어진 신어(新語)들 중 상당수가 외국에서 들여온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렇듯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의 말은 지속적으로 조사하여 국어의 일부로 수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고, 그 표기 역시 결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그 표기를 결정하여 언중들이 그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우리말과 글로 편입됩니다. 이것들을 외국에서 전래된 말이라 하여 '외래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외래어는 근래에 생긴 개념은 아닙니다. 우리는 예부터 한자 문화권이었기에 한자의 영향이 지대한데 실제로는 중국어에서 차용된 것이면서 우리에게 고유어로 잘못 알려진 ‘붓[筆]’·‘먹[墨]’과 같은 단어들이 있으며, 앞서 예시를 든 바와 같이 현대에 와서 서구의 문물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한자어를 번역용어로 사용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경로와 형태로, 외래어가 형성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표준어 사정 원칙 제2항은 외국의 말이 국어의 일부인 외래어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정 작업을 표준어 규정과는 별도로 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입니다. 표준어를 사정하는 데에는 사회적, 시적, 지역적 기준을 적용하지만 외래어를 사정하는 데에는 그러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조항을 따로 마련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문체부 고시 제2017-14호)을 기준으로 별도로 사정합니다. 다만 외래어 표기법의 ‘외래어’가 고유 명사를 포함해 우리말에 동화되지 않은 모든 외국어를 포함하는 반면, 이 조항의 ‘외래어’는 우리말에 편입된 말만을 이르는 좁은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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