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사정 원칙 제3장 어휘 선택의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제1절 고어 제20항 사어(死語)가 되어 쓰이지 않게 된 단어는 고어로 처리하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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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항
사어(死語)가 되어 쓰이지 않게 된 단어는 고어로 처리하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ㄱ ㄴ 비 고
난봉 봉
낭떠러지 낭
설거지-하다 설겆다
애달프다 애닯다
오동-나무 머귀-나무
자두 오얏
표준어 사정 원칙 제3장에서는 발음상 변화를 겪은 어휘가 아니라 어휘적으로 형태를 달리한 어휘를
다루고 있습니다. 언어의 발음, 형태, 의미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과거에 쓰이던 단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이지 않게 되었을 때, 언어 현실에 따라 표준어 어휘를 갱신하여야 합니다.
다만, 어문 규범은 다소 보수적이어서 과거의 어휘가 덜 쓰이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쓰이는 용례를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표준어에서 제외합니다.
표준어 사정 원칙 제20항은 현대에 쓰이지 않거나 매우 의고(擬古)적인 글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여 표준어에서 제외된 사어(死語)를 보인 것입니다.
① 설거지하다 - 설겆다
←설겆-[<설엊다<월석>←설-+*겆-]+-이
본래 설거지의 어원은 위와 같습니다. 그러나 ‘설겆다’를 비표준어로 삼은 것은 ‘설겆어라, 설겆으니, 설겆더니’와 같은 활용형이 쓰이지 않아 어간 ‘설겆-’을 현대에서 추출해 낼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명사 ‘설거지’ 를 ‘설겆-’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지 않고(따라서 표기도 ‘설겆이’로 하지 않고) 원래부터의 명사로 처리하고, ‘설거지하다’는 이 명사에 ‘-하다’가 결합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② 애달프다 - 애닯다
‘애닯다’는 노래 등에서 ‘애닯다 어이하리’와 같이 쓰이기도 하나 이는 옛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일 뿐입니다. 이 용언 역시 ‘애닯으니, 애닯아서, 애닯은’ 등의 활용형이 실현되는 일이 없어 현재는 비표준어로 처리하고, ‘애달프고, 애달프지, 애달파서, 애달픈’과 같이 활용에 제약이 없는 ‘애달프다’를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이와 달리 ‘섧다’는 ‘서럽다’와 함께 복수 표준어로 인정합니다.
애닯다가 사용된 예시
훈민가(訓民歌) - 송강 정철
제4수
어버이 사라신 제 셤길 일란 ᄃᆞ하여라.
디나간 후(後)ㅣ면 애ᄃᆞᆲ다 엇디하리.
평ᄉᆡᆼ애 고텨 못ᄒᆞᆯ 이리 이 ᄲᅮᆫ인가 ᄒᆞ노라.
수선화 - 김동명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나르는
애달픈 마음
- 하략 -
가곡 수선화 - 김동명 시, 김동진 작곡
깃발 - 유치환
- 전략 -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줄안 그는
③ 오동나무 - 머귀나무
‘머귀나무’는 ‘오동나무’의 뜻으로는 표준어에서 제외하나, ‘운향과의 낙엽 활엽 소교목’의 뜻으로는 표준어로 인정합니다.
머귀-나무1
발음 : [머귀나무]
「명사」
『식물』 운향과의 낙엽 활엽 소교목. 줄기는 높이가 15미터 정도이고 가시가 많으며, 잎은 우상 복엽으로 긴 타원형이고 잔톱니가 있다. 5월에 누런 흰 꽃이 취산(聚繖) 화서로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로 11월에 익는다. 나무는 나막신 재료로 쓰고 열매는 약용한다. 따뜻한 해안 부근에 나는데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식수유. (Zanthoxylum ailanthoides)
http://www.nature.go.kr/kbi/plant/pilbk/selectPlantPilbkDtl.do?plantPilbkNo=30056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오동나무
http://www.nature.go.kr/kbi/plant/pilbk/selectPlantPilbkDtl.do?plantPilbkNo=31535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머귀나무
④ 자두 - 오얏
자두를 뜻하는 다른 단어들로 ‘오얏, 애아치, 애치, 자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중들 사이에 자두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여 현재 널리 사용되는 ‘자두’를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20항은 사어(死語)가 되어 쓰이지 않게 된 단어는 고어로 처리하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단어를 표준어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얏은 ‘李 오얏 리’ 등의 한자 훈에 남아 있으나, 고어의 화석화일 뿐 현대 국어에서는 쓰이지 않으므로 표준어로 삼지 아니하고 고어로 처리하였습니다. 따라서 ‘오얏’은 버리고 ‘자두’를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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