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제3장 소리에 관한 것 제6절 겹쳐 나는 소리 제13항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

어문규범/한글 맞춤법|2019. 2. 23. 10:30
반응형



제13항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딱딱                          딱닥

쌕쌕                          쌕색

씩씩                          씩식

똑딱똑딱                     똑닥똑닥

쓱싹쓱싹                     쓱삭쓱삭

연연불망(戀戀不忘)        연련불망

유유상종(類類相從)        유류상종

누누이(屢屢-)               누루이

꼿꼿하다                     꼿곳하다

놀놀하다                     놀롤하다

눅눅하다                     눙눅하다

밋밋하다                     민밋하다

싹싹하다                     싹삭하다

쌉쌀하다                     쌉살하다

씁쓸하다                     씁슬하다

짭짤하다                     짭잘하다




제13항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딱딱                          딱닥

쌕쌕                          쌕색

씩씩                          씩식

똑딱똑딱                     똑닥똑닥

쓱싹쓱싹                     쓱삭쓱삭

연연불망(戀戀不忘)        연련불망

유유상종(類類相從)        유류상종

누누이(屢屢-)               누루이

꼿꼿하다                     꼿곳하다

놀놀하다                     놀롤하다

눅눅하다                     눙눅하다

밋밋하다                     민밋하다

싹싹하다                     싹삭하다

쌉쌀하다                     쌉살하다

씁쓸하다                     씁슬하다

짭짤하다                     짭잘하다


위 예시단어들 중에서 고유어 단어 '딱딱, 쌕쌕, 씩씩, 똑딱똑딱, 쓱싹쓱싹'과 역시 고유어 용언인 꼿꼿하다, 싹싹하다, 쌉쌀하다, 씁쓸하다, 짭짤하다의 어근들은 ㄴ이 표준어로 채택된다 하더라도 불파음 뒤 예사소리는 무조건 된소리로 발음되는 음운 현상에 의해 표준발음은 ㄱ과 동일해집니다.

위 단어들은 의성·의태어로, 각 단어 또는 어근들의 발음이 같거나 비슷한 음절이 반복되는 형태로 실현되므로 한 형태소 내 또는 대구를 이루는 같은 형태의 형태소 사이의 동일하거나 유사한 발음을 굳이 다르게 표기하여 소리와 표기를 다르게 할 합리적 이유가 없습니다. 전 연재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언어는 가능한 한 소리와 표기가 일치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의성어, 또는 의태어인 음성상징어들은 그것이 가진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각 음절의 발음이 같거나 유사하다면 그것을 표기에 그대로 적용하여도 의사소통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발음과 표기가 같거나 비슷해짐으로써 인간의 언어 직관에 보다 잘 어울립니다.

또한 문자 표기를 단순화하여 해당 단어의 시늉말 특성을 표기 차원에서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놀놀하다, 눅눅하다, 밋밋하다를 표준어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조항에서는 고유어뿐 아니라 한자어도 다루고 있는데요. 한자어는 두음 법칙의 적용 여부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고유어와 성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冷’은 ‘냉수(冷水), 급랭(急冷)’과 같이 두음 법칙의 적용 여부에 따라 두 가지 표기가 나타납니다. 이 두음 법칙에 따라 ‘冷冷’은 ‘냉랭’과 같이 적어야 하며 또 이것이 표준어입니다. 그러나 위의 제13항을 적용한다면 ‘冷冷’은 냉냉으로 적는 것이 올바른 표기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제13항의 적용 여부는 언중들의 실제 발음에 의해 선택됩니다.

낭랑(朗朗)하다 냉랭(冷冷)하다 녹록(碌碌)하다 늠름(凜凜)하다

연년생(年年生) 염념불망(念念不忘) 역력(歷歷)하다 인린(燐燐)하다

위 단어들은 동일한 한자 음절이 바로 이어서 만들어진 단어들입니다. 여기서는 13항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두음 법칙이 적용되었습니다.

두음 법칙을 고려하면  ‘연연불망, 유유상종, 누누이’도 ‘연련불망, 유류상종, 누루이’로 적어야 합니다. 그러나 언중들에게 이들 단어들은 발음이 ‘[여ː년불망], [유ː유상종], [누ː누이]’이고 같은 음절이 반복되는 구조로 인식되어 두음 법칙이 아닌 제13항이 적용된 것입니다. 이러한 예로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연연(戀戀)하다 요요무문(寥寥無聞) 요요( 寥寥)하다

결국 어떤 규정을 적용할 것인가는 동시대 언중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우리 기억합시다. 말이 태어나고 다음에 글이 태어났음을, 우리 또 기억합시다. 어문규범은 결국 언중들의 습관을 귀납적으로 취합하고 이를 토대로 연역적으로 추상화하여 만들어진 인공적 부산물임을.

제가 어문규범에 대한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만 단순히 어문규범을 학습하고 그것을 지켜가며 언어생활을 한다고 해서 우리말을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말을 잘하고 우리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은 문화적, 공간적 배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말과 글을 한다는 것은 결국 타인과의 소통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행위이며, 나 자신과 직접적 또는 잠재적 소통 대상인 타인 모여 언중을 이룹니다. 그리고 그 언중이 우리말과 글의 변화를 낳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자장면만이 표준어였습니다. 짜장면은 비표준어였습니다. 그러나 언중들은 짜장면을 인정하고 기존 표준어였던 자장면보다 압도적으로 널리 사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외국인에게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면서 자장면만을 가르쳤다면 그는 좋은 선생이었을까요?

어떤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언어 그 자체만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언어의 언중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의사소통하며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중들의 실제 언어 생활과 유리된 고답적 내용만을 고집스레 익히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말을 사용하는 우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는 우리말과 글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자 할 때 비로소 덜 왜곡되고 보다 진실에 가까운 소통이 가능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문규범은 중요합니다. 어문규범은 동시대 언중들과 올바른 소통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도구에 매몰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바로 도구입니다. 한국인이고 한국어를 모국어로 한다면 누구나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한국어를 '잘' 사용하는 것과는 별개 문제입니다.

어문규범의 숙달은 우리말을 잘 사용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이 필요조건조차 채우지 못한 이들을 심심찮케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소설가 김영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작가는 말을 수집하는 사람이다.

어문규범은 언중들의 말을 수집하여 최대 다수의 언중들 간 소통상 최대 효과를 위해 만든 동시대 언중들의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따라서 이 약속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올바른 전달을 위한 적절한 표현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이것이 저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어문규범에 관하여 글을 적고 또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일 겁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