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제3장 소리에 관한 것 제5절 두음 법칙

어문규범/한글 맞춤법|2019. 2. 1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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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항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여자(女子)     녀자

연세(年歲)     년세

요소(尿素)     뇨소

유(紐帶)        뉴

이토(泥土)     니토

익명(匿名)     닉명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에서는 ‘냐, 녀’ 음을 인정한다.

냥(兩) 냥쭝(兩-) 년(年)(몇 년)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남녀(男女) 당뇨(糖尿) 결뉴(結紐) 은닉(隱匿)


[붙임 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신여성(新女性) 공염불(空念佛) 남존여비(男尊女卑)


[붙임 3]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에도 붙임 2에 준하여 적는다.

한국여자학 한요소비료회사


제11항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양심(良心)         량심

역사(歷史)         력사

예의(禮儀)         례의

용궁(龍宮)         룡궁

유행(流行)         류행

이발(理髮)         리발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는 본음대로 적는다.

리(里): 몇 리냐? 리(理): 그럴 리가 없다.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개량(改良) 선량(善良) 수력(水力) 협력(協力)

사례(謝禮) 혼례(婚禮) 와룡(臥龍) 쌍룡(雙龍)

하류(下流) 급류(急流) 도리(道理) 진리(眞 理)


다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ㄱ ㄴ
나열(羅列)          나렬

치열(齒列)          치렬

비열(卑劣)          비렬

규율(規律)          규률

비율(比率)          비률

실패율(失敗率)    실패률

분열(分裂)          분렬

선열(先烈)          선렬

진열(陳列)          진렬

선율(旋律)          선률

전율(戰慄)          전률

백분율(百分率)    백분률


[붙임 2] 외자로 된 이름을 성에 붙여 쓸 경우에도 본음대로 적을 수 있다.

신립(申砬) 최린(崔麟) 채륜(蔡倫) 하륜(河 崙)


[붙임 3] 준말에서 본음으로 소리 나는 것은 본음대로 적는다.

국련(국제 연합) 한시련(한국 시각 장애인 연합회)


[붙임 4]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역이용(逆利用) 연이율(年利率) 열역 학(熱力學) 해외여행(海外旅行)


[붙임 5]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나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數)도 붙임 4에 준하여 적는다.

서울여관 신흥이발관 육천육백육십육(六千六百六十六


제12항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낙원(樂園)     락원

내일(來日)     래일

노인(老人)     로인

뇌성(雷聲)     뢰성

누각(樓閣)     루각

능묘(陵墓)     릉묘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쾌락(快樂) 극락(極樂) 거래(去來) 왕래(往來)

부로(父老) 연로(年老) 지뢰(地雷) 낙뢰(落雷)

고루(高樓) 광한루(廣寒 樓) 동구릉(東九陵) 가정 란(家庭欄)


[붙임 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단어는 뒷말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내내월(來來月) 상노인(上老人) 중노동(重勞動) 비논리적(非論理的)




두음법칙이란

두음법칙을 축약해서 한 줄로 설명하자면 단어의 첫머리[語頭]에 올 수 있는 자음에 제한이 걸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말에는 여러 음운현상이 있습니다. 이미 여러 게시글에 여러 번 언급된 음절의 끝소리 규칙부터 굉장히 다양한 음운현상이 존재하는데요. 그들 중 규칙적으로 발견되는 음운현상은 일반적으로 맞춤법 등 표기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된소리 관련 게시물에서 다루었던 무조건적 된소리되기 현상 등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규칙적인 음운현상이 표기에 적용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데 이번 글부터 당분간 다루게 될 두음법칙도 그 예외 중 하나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두음법칙을 다음과 같이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두음^법칙 (頭音法則)
 
 『언어』

    일부 소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발음되는 것을 꺼려 나타나지 않거나 다른 소리로 발음되는 일.

‘ㅣ, ㅑ, ㅕ, ㅛ, ㅠ’ 앞에서의 ‘ㄹ’과 ‘ㄴ’이 없어지고,

‘ㅏ, ㅗ, ㅜ, ㅡ, ㅐ, ㅚ’ 앞의 ‘ㄹ’은 ‘ㄴ’으로 변하는 것 따위이다.

≒머리소리 법칙.

    ※ 한글 맞춤법 제5 절 제10 항에서 제12 항에 따르면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고,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으며,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예를 들어 ‘여자(女子), 연세(年歲), 요소(尿素), 유대(紐帶), 이토(泥土), 익명(匿名)’은 ‘녀자, 년세, 뇨소, 뉴대, 니토, 닉명’이 아닌 ‘여자, 연세, 요소, 유대, 이토, 익명’으로 적는 따위이다.

한글 맞춤법 제10항에서 12항까지는 어두에 'ㄹ'이나 'ㄴ'이 오는 것을 꺼려 'ㄹ'은 'ㄴ' 또는 'ㅇ'으로, 'ㄴ'은 'ㅇ'으로 바뀌는 것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해서 국어의 두음법칙은 이 경우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위 경우가 현대 국어의 표기 측면에서 언중들의 올바른 국어생활에 보다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따로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한글 맞춤법에서 다루는 두음법칙은 다른 글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고, 그외 다른 두음법칙의 경우와 두음법칙의 역사 등 제반사항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두음법칙이 일어나는 이유

음운의 변화, 즉 발음의 변화는 적은 노력으로 발음을  좀더 쉽게 하려는 노력 경제(발음 경제)상의 이유와 표현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표현 효과적 이유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두음법칙은 위 둘 중 전자인 발음 경제상의 이유입니다.

음운의 발음에는 음운 구조상의 제약이나 발음 습관상의 기피현상이 존재합니다. 발음을 하는데 매번 조음기관이 긴장을 해야 한다면 너무나 불편할 것입니다. 따라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특정 조건의 발음들을 좀더 편하게 하기 위해 정형화된 법칙으로 음운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이러한 음운 현상들 중 특정 자음이 어두에 오는 것을 꺼리는 현상을 두음법칙이라 합니다. 

우리말에서의 두음법칙

우리말에서 단어 첫머리에는 자음군(子音群 : 자음이 2개 이상 이어진 것)과 'ㅇ[ŋ]이 올 수 없으며, 보통 'ㄹ'과 '이'나 '이'로 시작되는 2중모음(야·여·요·유 등) 앞에 오는 'ㄴ'[ɲ]도 오지 않습니다.

어두자음군 기피현상

훈민정음 창제 후 국문 문헌을 살펴보면 각기 다른 둘 또는 세 초성이 나란히 쓰여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ㅂ계, ㅅ계, ㅄ계 자음군) 이를 합용병서라 일컫습니다만 현대 국어에 이르러 이 합욥병서 형태의 자음군은 소멸했습니다.

'연구개 비음[ŋ](받침 ㅇ소리)' 초성 기피현상

우리말에는 아기, 어부, 오리 등과 같이 표기가 ㅇ으로 시작되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음가(소릿값)를 따져 표기하자면 실제로는 ㅏ기, ㅓ부, ㅗ리가 됩니다. 즉 표기상 초성 ㅇ은 실제 발음은 ø(영 零)의 음가를 가져 실제로는 발음이 되지 않습니다. ㅇ이 초성인 경우 사실은 표기상 중성인 모음이 실제적 초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음가대로 적으면 하면 표기상 완결성이 떨어져 그것을 채워주기 위해 음가는 가지지 않지만 초성의 자리에 자음 'ㅇ'을 적어 심미적 아름다움과 독해상 편리성을 더해주는 것입니다.

우리 국어에서 자음 'ㅇ'이 음가를 가져 음운상 유의미성을 지니는 경우는 'ㅇ'이 종성에 위치할 때입니다. 이때 'ㅇ'은 음가로 [ŋ]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 [ŋ]은 초성으로 발음되지 않습니다.

'이'나 '이'로 시작되는 2중모음(야·여·요·유 등) 앞에 오는 'ㄴ'[ɲ] 기피현상

비음(鼻音) ‘ㄴ’이 어두에서 [i]나 y[j](이중모음의 첫소리 반모음) 앞에 오기 힘듭니다. 이때의 ‘ㄴ’은 음가가 ø(영 零)이 됩니다. 즉 'ㄴ' 탈락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한자어에서 일어납니다.

단어 첫머리 모음 앞의 'ㄹ' 기피 현상

'랴·려·례·료·류·리'로 시작되는 한자 단어의 경우

‘ㅑㆍㅕㆍㅖㆍㅛㆍㅠㆍㅣ’ 앞에서 'ㄹ'은 탈락합니다.

유음(流音) ‘ㄹ’이 어두에서 ㅣ[i]나 y[j](이중모음의 첫소리 반모음) 앞에 오기 힘듭니다. 이런 경우 'ㄹ'이 탈락하게 됩니다.

'라·래·로·뢰·루·르'로 시작되는 한자 단어의 경우

‘ㅏㆍㅓㆍㅗㆍㅜㆍㅡㆍㅐㆍㅔㆍㅚ’ 앞에서 'ㄹ'은 ‘ㄴ’으로 대체됩니다.

국문 문헌들을 통시적으로 연구해보면 창제 직후 ㄹ이 단어 첫머리에 쓰인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이후 ㄹ로 시작하는 단어가 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ㄴ과 경합을 하다가 결국 ㄴ으로 대치되었습니다. ㄹ이 다시 단어 첫소리로 활발하게 쓰이게 된 것은 영어 등 외래어가 들어온 이후입니다.

두음법칙 적용 고유어

두음법칙은 한자어, 그것도 어두에만 적용되는 법칙입니다. 따라서 고유어나 외래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유어에서는 녀석이, 외래어에서는 라디오가 그 예입니다.

그러나 고유어에서도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유일한 예가 있는데 연놈입니다.

두음법칙의 역사

ㄴ, ㄹ 두음법칙 현상은 16세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표기에서 ㄹ → ㄴ 두음법칙은 16세기부터, 연구개 비음 'ㄴ'의 탈락 현상은 18세기부터 나타났습니다.

과거 문헌들을 통해 통시적으로 어휘들을 연구해보면 어두의 초성 ㄹ은 점차 조음 위치상 치조음(치경음)으로 동일한 'ㄴ'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음운변동이 표기에도 적용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현대 국어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쳐 두음법칙이라는 이름으로 한글 맞춤법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두음법칙은 한글학자 이숭녕의 주장을 시작으로 이희승과 최현배의 동조로 1933년 한글마춤법통일안(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두음법칙은 1933년 한글마춤법통일안 - 각론 - 제4장 한자어 - 제2절 닿소리만을 변기할 것 - 제42항 ~ 제44항에 걸쳐 정해지고 이 내용은 현재의 한글 맞춤법까지 크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계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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